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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비상문 소설, 줄거리,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한국 책 리뷰 2024. 9. 10. 16:13반응형
최진영 비상문 소설
최근 티스토리에 포스팅하면서 느낀 건데 저는 참 작가님 편애가 많네요. 이번에 소개할 책도 최진영 작가님의 책입니다. 여러 작품 중에서 저는 최진영 작가님 책 중에 무엇이 가장 좋냐고 물어보면 '비상문'을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책은 아주 짧지만 울림은 길었답니다. 비상문의 뜻은 말 그대로 비상시에 탈출을 위한 문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 법적으로 꼭 만들어야 하는 공간인데 사실 누구도 이 공간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 가장 좋지요. 하지만 이 책에서 비상문의 의미는 아마도 삶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이토록 짧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을까요? 남겨진 사람, 떠난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라서요. 줄거리에서 다루겠지만 비상문 소설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동생을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겨우 견뎌내는 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것에 대한 주제는 참 무덤덤하게 해요.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남은 사람의 이야기는 담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여기선 남겨진 가족의 입장에서 왜 동생이 그랬는지 17살 동생인 신우 삶의 궤적으로 들어가 살아달라고 말하는 형의 마음과 아무 미련도 없이 그저 떠나야만 했던 동생의 입장이 나와요. 이걸로 누군가를 옹호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의 선택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고민과 타인은 절대 알 수 없을 불행을 겪었다는 것, 그리고 남은 사람이 그걸 다시 돌려받게 된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최진영 비상문 줄거리
최진영 작가님의 비상문 줄거리는 아주 간결합니다. 주인공의 동생 신우는 17살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17살입니다. 어느 날 유서도 남기지 않고 갑자기 세상을 떠난 신우를 보며 주인공인 형은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길 거부해요. 어느 누가 가족이 세상에 없다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해하고 싶으면서도 이해하고 싶지 않은 동생의 선택에 대해 형의 이야기가 나오는 게 이 책의 전부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모든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죽었다'라고 말하기에는 그 표현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고, 동생이 '있었다'라고 하기에는 과거형이 너무 가벼워 싫죠.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의 마음을 잘 알려주는 책이라서 읽는 내내 가슴이 저릿했습니다. 신우가 왜 죽었는지 이유를 알고자 하는 주인공의 마음은 복잡해요. 이유를 알면 달라질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다고도 합니다. 이미 소중한 동생이 세상에 없는데 이유를 알아서 뭐 하나 싶지만 "신우야, 도대체 넌 왜 그런 선택을 했니?"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아이러니가 계속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딜레마가 생겨요. 동생을 이해하게 되면 내가 사랑하는 동생 신우가 언제라도 세상에서 스스로 사라져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반대로 이유를 모르게 되면 평생 풀리지 않는 난제를 던지며 이미 떠난 동생에게 슬픈 원망을 하게 되죠. 그러다 주인공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유가 뭐가 됐든, 이해를 할 수 있든 없든 그보다 중요한 것은 17살 내 동생 신우가 세상에 없다는 겁니다. 끝까지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상상 속 신우와 이야기를 하며 하루만 더 살아 달라고 우는 형의 모습에 저도 눈시울이 붉어지며 책을 덮었답니다.
비상문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
이제 막 17살인 신우는 무엇이 그토록 고통스럽고 무서워서 삶을 포기했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직접 신우의 삶을 살아보지 않는 이상 가족이라도 결코 알 수 없어요. 신우의 입장에선 하루만 더 살아 달라고 하는 형에게 자신의 고통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가족을 위해 살라는 말은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가족이 있기에 태어났지만 신우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았고 형에게 하는 말이 차갑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극한의 상황에 처하면 남은 사람의 이방까지 헤아릴 수 없게 된다고 하죠. 아마 신우에게 비상문은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것 그리고 계속되는 삶을 정지시키는 것이었나 봅니다. 누구에게나 비상문이 필요하고 그 형태는 각양각색이겠지만 왜 신우의 비상문은 그토록 무섭고 가여워야 했는지, 그런 비상문을 만들게 한 것은 무엇인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네요. 신우의 형은 자신의 비상문을 아마 '과거로 돌아가 신우를 살리는 것'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불가능한 것을 비상문으로 만들고 그곳에 들어가 잠시 삶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행동도 위험해요. 하지만 남은 사람이 떠난 사람을 쉽게 보내줄 수 없기에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으로는 그렇지 못하겠죠. 인생이란 무엇이길래 비상문은 새로운 출구가 아닌 삶의 끝으로 인도했던 것인지 아직도 강렬하게 마음을 울리는 책으로 남았어요. 최진영 작가님은 떠난 사람의 마음도, 남은 사람의 마음도 정말 잘 알고 있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유가족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먼저 떠난 당신의 소중한 사람은 결코 당신의 잘못이나 당신이 불행해지길 바라며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니라는 것, 어쩌면 자신 때문에 아파할 당신을 위해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삶을 연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과거의 제가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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